[기자수첩] 보령시 택시요금이 비싼 이유

박종철기자 | 기사입력 2013/07/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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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령시 택시요금이 비싼 이유
 
박종철기자   기사입력  2013/07/12 [08:10]

반갑지 않은 일로 보령지역이 소란스럽다. 김창헌부시장을 비롯한 보령시 국장 두 명과 시의원 두 명이 지역택시요금 인상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물가안정을 도모해야할 공인들의 처사에 시민들도 황당해 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에 쓴소리를 낼만한 지도자나 단체가 전무해 시민들의 의식수준이 바닥을 쳤다는 해석이다.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일간신문 ‘충청투데이’ 7월4일치 보도에 따르면 보령시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위원 16명ㆍ위원장 김창헌부시장)는 5월30일 ‘보령지역 택시요금 인상의 건’을 상정하고 1.2km 구간에 2800원의 보령시 인상안을 심의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이를 뒤집고 최종 1.5km 주행거리에 기본요금 2800원을 적용키로 결정했다. 타 시ㆍ군과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이 때 참석위원 13명중 11명은 시의 제시안(1.2km/2800원)에 반대를, 두 명은 찬성표를 던졌다. 이같은 결정에 지역택시업계가 불복하자 보령시는 6월27일 재심의하기로 결정한 뒤 위원들을 다시 모이게 했다. 이 과정에서 관계공무원은 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시가 책정한 인상안(1.2km/2800원)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민 편에 서거나 중립을 지켜야할 공직자가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위원들을 회유했다는 분석이다. 6월27일 재심의 결과 참석위원 13명중 12명이 시의 인상안에 동의했으며 1명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1차 심의 때와 사뭇 다른 현상이다. 한마디로 100% 상황이 바뀐 것이다. 

반대표를 행사한 이모위원(일간신문 기자)은 “1차 때와 분위기가 너무 달라 업계와의 유착의혹을 강하게 느꼈다”며 “보령시가 택시요금을 올려주기 위해 재심의까지 하는 등 시민 입장은 안중에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공산주의도 아닌데 어떻게 자신들이 한 일을 100% 뒤집을 수 있느냐며 시와 업계의 연결고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시민과 관광객은 지난 10일부터 보령지역택시를 이용해 2km를 갈 경우 최저 3600원을 부담해야한다. 이는 천안ㆍ아산시(2km/2800원), 논산시(1.8km/2800원) 보다 턱없이 비싼 요금이며, 나머지 도내 시ㆍ군(평균 1.5-1.6km/2800원)과도 비교할 수 없는 요금이다. 결과적으로 보령시민들이 도내에서 가장 비싼 택시를 이용하게 된 셈이다. 

보령시부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과 시의원이 포함된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가 내린 이번 결정이 과연 소비자를 위한 길인지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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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7/12 [08:10]   ⓒ b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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