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밭이라면

최용락(대천중교사) | 기사입력 2008/12/0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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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눈밭이라면
 
최용락(대천중교사)   기사입력  2008/12/06 [08:59]

안도현 시인은 ‘우리가 눈발이라면’ 시에서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드는 이의 창문가에서/ 편지가 되고/ 그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고 권유하고 있다.



보령시에 오늘은 눈다운 눈이 내려 거리가 온통 긴장하고 있다. 눈이 내리면 겨울 같고, 눈이 내리지 않으면 웬일인지 겨울이 오지 않은 느낌이다. 위 시에서 함박눈과 진눈깨비를 대조시켜 기왕이면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고 했다.



또한 눈은 시인들이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소재이다. 안도현 시인의 이 시에서 눈은 세상에서 가장 피해를 주는 존재이자 따스한 존재로 표현되고 있다. 세상을 한 색으로 덮어 놓아 황제도 거지도 구별이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놓고 있는 것도 눈이기에, 세상을 포근하게 덮는 함박눈은 시인의 표현처럼 따뜻한 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해를 정리하는 12월이다. 달력도 마지막 장이고, 달도 마지막 달이다. 겨울이고 다시 봄을 기다리며 정리를 하며 한해를 돌아보는 시기이며, 새해를 설계하는 달이다. 하지만 나라의 경제는 정리할 수가 없을 정도로 더욱 겨울이다. 봄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경제를 살리라고, 서민들은 잘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지난해 국민들은 투표권을 행사하였다. 어떻게 하던지 경제를 살리고 따뜻하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표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일년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는 어떤 현실인가? 환율은 달러당 1,400원에서 1,500원을 오라가락하고 있으며, 엔당 1,6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 지수도 1,000선을 오락가락 하면서 공중에 국민 자금을 날리고 있다. 아무리 세계 경제의 영향이라고 하나,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일도 모두 눈감아 버린 경제부처의 일은 보기에 너무 한다 싶을 정도다.



지난 와환위기 때와는 다르다.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가 않다. 그 당시에는 국민들 스스로 나라의 일을 걱정하면서 위기를 벗어나려고 단결하는 힘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 국민들은 모두 지난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게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국민들이 정부에 보여주는 시각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의 여러 면에서 위기를 나타내는 징후가 있는데도 아직도 효과적인 조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라도 국민을 의식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국회에서 당리당략에 빠져 민생을 생각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은 과연 그들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누가 주었는가 생각하기를 바란다.



또한 일자리 창출을 하여 젊은이에게 취업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종부세니, 대운하니, 서민들과 거리가 먼 정책을 가지고 머리 짜지 말고, 안도현 시인의 시에서처럼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고, ‘잠 못 드는 이’를 위한 정치와 정책이 실현 될 수 있는 한해의 마무리가 필요하다.



추운 겨울을 더욱 춥게 만드는 일은 이제는 마감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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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2/06 [08:59]   ⓒ b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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