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남을 헐뜯는 사람

박종철기자 | 기사입력 2014/11/1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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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남을 헐뜯는 사람
 
박종철기자   기사입력  2014/11/14 [07:33]
스스로가 특정 위치에 있다고 자부하면서 걸핏하면 분쟁과 대립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순간적으로 많은 사람과 갈등하고 주변사람들의 마찰을 자극하며, 다툼 뿐 아니라 상호 충돌을 부추기는 못된 점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사람들이 어떠한 결정권을 갖고 있다면 합의나 회합은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민주적인 방식보다 모든 일을 자기 위주로 결정하려는 독선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람들은 스스로 어떠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지성도 갖추지 못했을 뿐더러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의지도 결여돼 있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그날그날 남을 헐뜯고 비난하는 재미로 살아갈 뿐이다. 또한 이 같은 사람들은 매일같이 자신을 확인시키고 매순간 순간마다 자신이 인정받고 존중받기를 원한다.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있다 보니 우기고 잡아떼기에서 벗어나면 등이 시리고 손끝이 떨려 다시금 무엇인가에 의존하는 버릇도 가지고 있다. 능력은 말할 것도 없고 조화와 효능 창출은 뒷전인 채 오로지 자기 생각만 관철시키면 된다는 추한 논리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인정받고 칭찬받기를 원한다. 인정과 칭찬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물과 같은 필요 요소 중 하나다. 오늘날 우리의 삶이 웃을 일이 적고 늘 팍팍하기만 한 것도 남을 인정하고 칭찬하고자 하는 배려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칭찬과 배려’를 상실한 사람, 없는 말까지 만들어 남을 헐뜯는 사람, 남의 허물만 들추는 사람 등을 가르켜 우리는 “부도덕 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내 주변에도 “잘한다, 잘 하고 있다”는 칭찬은 인색한 반면 비판만 일삼는 부도덕한 사람이 있으며, 종교, 사회단체는 물론 내가 아는 언론종사자 중에도 이 같이 DNA 검사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 항상 얼굴을 찌푸리고 주둥이에는 늘 ‘X팔X팔’ 등의 가진 욕을 달고 사는 가련한 화상이 바로 그 사람이다. 이 사람은 사회정의는 뒷전인 채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며 술밥이나 탐하고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온갖 추태를 부리는 게 일상이 돼 있다. 2%가 아니라 98%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벌은 꿀을 만들고 뱀은 독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책으로 쓴 스페인 출신 신부 빤또하(1571-1618)는 칠극(七克)이라는 저서를 통해 “남을 헐뜯는 사람은 돼지와 같다. 그들은 남이 발을 두는 곳에 입을 두기 때문”이라고 비유했다. 남들이 발을 대는 더러운 곳에 입을 대는 돼지처럼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사람은 남들의 좋은 덕이나 성품, 칭찬할만한 가치가 있는 깨끗한 것을 입에 올리는 대신 남들의 잘못이나 허물, 조그만 흠 등 더러운 것을 입에 담기 때문이라고 썼다.

빤또하는 또 “남을 헐뜯는 사람은 뱀과 같다. 남들과 얼굴을 마주하면 두려워하며 피하지만, 등을 지고 있으면 다가가서 깨물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사람은 면전에서는 안 그런 척 하지만 돌아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주저 없이 깨물고 찢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뱀과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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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11/14 [07:33]   ⓒ b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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