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충청이 대한민국의 중심?"

박종철기자 | 기사입력 2015/02/2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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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충청이 대한민국의 중심?"
 
박종철기자   기사입력  2015/02/27 [07:36]
"충청이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이완구 총리 취임 축하 현수막이 논란이 됐다. 현수막에 새누리당 로고가 들어가 지역 색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충청이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문구 또한 적절치 않다는 여론이다. 한 네티즌은 지난 19일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통과를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 사진 2장을 올리면서 “총리가 충청도 사람이면 충청도가 나라의 중심이 됩니까.”라며 “지역감정을 일으키는 것도 싫지만 논리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비슷한 반응을 보인 다른 네티즌은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은 우주의 중심이 되겠다.”는 의견도 달았다. 여기에 “총리가 바뀔 때마다 대한민국의 중심이 바뀌네?”(@myfil***), “덜 떨어진 지역주의조장, 망국의 길이요, 착각의 정치요, 민주시민에 대한 모독이다”(@sonwin***), “지역갈등 조장하는 방법도 진화한 건가? 영호남도 모자라 삼국지 찍을 기세”(@hi_tteo***), “손발이 오글오글, 충청표 그렇게 구걸하고 싶었니? 새누리당”(@diso***) 등의 반응을 보였다. 총리 임명 전 “충청총리 낙마하면 총선·대선 두고 보자”는 현수막도 논란을 불렀고,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선출과정에서 문재인의원이 ‘호남총리론’을 거론한 것도 비난을 샀다.
 
보령시도 지난 17일 특정 단체에 축하 현수막을 내 걸라고 주문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지만 따지고 보면 이 모두가 불필요한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총리가 충청도 출신이면 어떻고 호남이면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정치색을 빼고 나면 사실 얘기꺼리가 없기 때문이다. 박정희 군사정변에 참여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은 부여출신 김종필은 각종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제11대·31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충청도 핫바지’론을 들고 나와 1993년 자유민주연합 총재를 역임하는 등 정치적으로 줄 곧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충청이 달라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이들이 조장한 지역감정으로 지방발전은 크게 후퇴했다. 
 
황해도 서흥에서 태어났지만 홍성·예산 국회의원을 거쳐 ‘자민련’의 분신인 자유선진당 대표를 지냈고, 제1·2·3대 한나라당 총재도 역임한 바 있는 이회창은 제26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그러나 충청의 발전은 그만두고 홍성과 예산지역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 것이 없다. 정치인답지 않게 청순한 이미지로 정치권에서 급성장한 공주출신 정운찬 제13대 서울대 총장은 제40대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한 때 충청권 대선후보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그는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고 이제는 정치권에서 멀어졌다.  

이렇게 충청출신 총리들의 행적을 돌아보면 알 수 있듯이 대다수 지식인들은 이들이 충청발전에 발자국을 남겼다고 보지 않는다. 지방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국토의 균형발전이 먼저 선행돼야 하고 제2, 제3의 수도권을 만들고자 하는 정치권과 기업의 노력이 우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리가 특정지역의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란 기대는 기대에 불과하며, 이완구씨가 총리가 됐다고 해서 충청이 대한민국의 중심에 섰다는 얘기는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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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2/27 [07:36]   ⓒ b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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