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근혜 정권에 대한 환멸

박종철기자 | 기사입력 2015/10/1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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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근혜 정권에 대한 환멸
 
박종철기자   기사입력  2015/10/16 [07:49]
박근혜 정권의 역사왜곡 의지가 참으로 대단하다. 역사를 독점해 좌지우지하면서 독재자 박정희를 찬양하고 정권의 입맛대로 과거와 오늘을 새롭게 쓰겠다는 오만한 발상에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교과서가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 집단에게 의뢰해 검정을 거치면 될 것을 정부가 직접 나서 교과서를 새로 만들겠다니 유신의 망령이 되살아난 기분이다.
 
일정 선을 그어 놓고 그 틀에 맞춰 역사를 꿰맞추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으며 역사를 손에 넣은 뒤, 보수와 친일들의 구질구질한 구석까지 반석에 올려놓겠다는 속셈이다. 결코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일이지만 박근혜 정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역사학 연구자들을 비롯한 한국근현대사학회, 시민단체, 야당은 물론 연·고대, 경희대 사학과 교수들이 역사 퇴행 및 해석의 다양성 파괴를 이유로 국정교과서 제작 거부를 선언했지만 박근혜 정권은 이미 귀를 막았다.
 
박근혜 정권과 여당이 이처럼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승만의 건국이념과 박정희의 산업화를 역사적으로 복권, 우상화함으로서 유신 독재를 새롭게 조명하겠다는 계산이다. 평소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 깊은 관심을 보여 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중진 연석회의에서 “현 검정교과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분단의 책임을 돌리고 산업화의 성공을 자본가의 착취로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교과서에 실린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박근혜 정권의 입맛과 다르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보수진영의 역사관을 그대로 대변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보수들의 아킬레스건인 친일과 독재 미화에 대한 부분은 쏙 뺀 채 김무성 대표는 오늘도 좌편향 주장만 외치고 있다. 친일과 유신의 가치성 존중은 물론이고 자라나는 모든 새싹을 대상으로 역사 인식을 단순화시키면서 한편으로는 체제 순응적 인간으로 길들여 보겠다는 속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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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0/16 [07:49]   ⓒ b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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