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인이 싫다

박종철기자 | 기사입력 2016/01/2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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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인이 싫다
 
박종철기자   기사입력  2016/01/22 [07:33]
재미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간신문 한국일보 19일자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중 4명은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덴마크, 일본, 브라질 등 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국일보가 행복 국제비교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시 태어난다면 이 나라 국민으로 태어나는 게 좋을 것 같은가’란 질문에 우리 국민 39.8%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예’라는 긍정이 50%였지만 덴마크(75.2%), 일본(73.6%)보다 훨씬 낮았다. 브라질은 행복도가 높은 반면 정치, 경제적 위기 탓인지 긍정이 51%로 낮았다. 한국의 경우 연령이 낮을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고학력자일수록 부정적인 답이 많았다. 행복하다는 사람은 긍정적인 답(57.7%)이, 행복하지 않다는 사람은 부정적인 답(63.5%)이 많았다.
 
한국의 경우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 이유로 치열한 경쟁(19.5%)을 꼽았고, 정부 불신(18.5%), 사회 부정부패(17.8%), 삶의 질이 낮아서(16.2%), 사회 불평등(14.8%), 경제적 어려움(6.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경쟁 항목에서는 덴마크(6.9%), 브라질(4%), 일본(2.6%)보다 월등히 높아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사회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20대(53.8%)를 비롯해 전 세대(30대 48%, 40대 42.7%, 50대 28%, 60대 21.5%)는 물론 국제 비교에서도 압도적으로 많게 나타났다. 20대는 한국이 싫은 가장 큰 이유로 경쟁보다 사회 전반에 걸친 부정부패(26%)를 더 꼽았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공정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지난해 가게 부채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부채도 마찬가지다. 청년 실업률은 바닥을 드러냈고, 삶의 질은 논할 가치도 없이 추락 할대로 추락했다. 서민들의 미래는 늘 그늘에 가려져 언제 햇볕을 구경하게 될지 기약이 없다. 정부와 재벌은 자고나면 세계화를 노래하지만 그 세계화는 노동자 농민에겐 환상뿐이고 빛바랜 로드맵에 불과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도 안 되는 것은 모두 국회와 야당, 노동단체 탓이고 본인의 무능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다. 일국의 대통령이 걸핏하면 ‘배신행위’니, ‘국민심판’이니 외치고 있으니 사회 통합이 있을 리 없으며,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이합집산과 유·불리계산에만 에너지를 쏟고 있다. 재벌과 권력가들의 갑질은 진화 할대로 진화해 근로자를 노예로 생각하고, 국회의원은 비서의 월급까지 가로채는 저질로 전락했다.
 
새정치를 하겠다고 당을 나간 안철수는 호남지역 눈치나 살피면서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고, 한상진 국민의 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이승만을 국부로 평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정권에 이르기까지 안 거친 데가 없는 노정객 김종인은 또 다시 더불어 민주당에 몸을 담았으며, 타락 할대로 타락한 정치꾼들은 안철수와 문재인, 한상진과 김종인, 김무성을 향해 황새목을 하고 있다. 필자가 이 땅에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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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1/22 [07:33]   ⓒ b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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